카테고리 없음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개념들 : ⑤ 상대와 환경을 이해해야 변화가 이뤄진다 (세번째 이야기)

모딜리아니 연구실 (Lab, Modigliani) 2024. 7. 29. 17:11

현상 뒤에 숨겨진 원리(메커니즘)를 밝혀낼 때 혁신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18세기 헝가리의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의 예로 다시 얘기해 볼 수 있다.

오늘날 의사가 수술실에 들어갈 때 소독을 깨끗이 하고 수술장갑을 끼고 소독기에서 가져온 의료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1880년대까지만 해도 수술실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맨손으로 해부를 하던 의사가 곧장 수술실로 가서 수술을 집도했다. 의사가운은 지금과 같은  흰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환자를 만진 손과 피와 다양한 체액으로 얼룩진 가운은 의사로서의 경력과 명예의 표식이었다. 세균과 소독이라는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는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이 집에서 치료하는 것보다 사망확률이 높을 만큼 병원은 들어가면 죽어서 나오는 죽음의 집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중 1880년대 제멜 바이스는 많은 수술실 환자의 사망원인이 세균감염(세균감염을 의심했다기보다 손 씻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는 정도)이란 걸 의심하고 증명하기 위한 노력을 했고,  의사들의 손 씻기를 통해서 비엔나의 분만클리닉에서 산모 사망률은 1,000명 당 98.4명에서 12.7명으로 줄어든다.


/ '<제멜바이스와 손 씻는 모습>


이러한 제멜바이스의 주장은 당시 자신들이 믿고 지켜오던 가치들을 부정할 수 없었던 당시 의사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제멜바이스는 정신병원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사후에 그의 주장과 업적은 인정받았고, 그렇게 세균에 대한 인식과 감염에 의한 사망, 그리고 소독의 필요성이 알려지면서 오늘날의 수술실 모습이 되었다. 산부인과적인 기술(테크닉)이 아닌 근본적인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혁신을 이룬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