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디지털 전환의 효용체감 구간
디지털 전환(DX)은 조직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기존의 업무 방식을 혁신하는 과정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실무자나 임원들에게 체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때 단순히 데이터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며, 실무자나 임원들이 그 효과를 직접적으로 느끼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디지털 전환이 길어지는 이유는 데이터 조직이 분석에 필요한 비즈니스 지표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에서 이미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데이터들이 분석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데이터는 다양한 부서에서 분산되어 있으며, 중복되거나 정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때로는 데이터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여 비즈니스 분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가공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존 업무 방식과 데이터를 점검하고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지표들이 90% 이상 데이터로 산출되어 분석이 가능한 상태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존 데이터를 정리하며, 내부적으로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디지털 전환의 준비 기간과 실체감 과정
디지털 전환이 실질적으로 조직에서 체감되기까지는 단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비즈니스 정의 → 데이터 인프라 구축 → 비즈니스 분석의 흐름을 따라 데이터 조직이 환경을 정비해야 하며, 이 과정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린다. 6개월 내에 이 작업을 끝낼 수 있는 조직은 이미 내부적으로 데이터 체계를 상당히 구축해 놓은 경우에 해당하며, 대다수의 기업에서는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이 기간이 유사하게 형성되는 이유는, 데이터 조직이 기업 규모에 맞춰 최적화되어 운영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데이터 팀의 인력이 많다고 볼 수는 없으며, 오히려 기업 규모에 맞게 인원이 조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업무 속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부분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단순히 데이터가 준비되었다고 해서 디지털 전환이 곧바로 실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실제 비즈니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추가적으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실무자들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가치를 체감하기까지는 총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가 걸리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점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조직에 뿌리내리게 된다.

디지털 전환 체감 단계
디지털 전환의 체감 구간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 구간별로 실무자나 임원들이 디지털 전환을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며, 초기에 변화가 체감되지 않다가 점차적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효용성을 인지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계획 구간 (Planning)
이 시기는 데이터 조직이 내부적으로 비즈니스 정의 → 데이터 인프라 구축 → 비즈니스 분석의 기본적인 프레임을 준비하는 단계다. 즉, 디지털 전환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 내에서 각 팀원의 역할과 책임(R&R)을 정리하며, 중장기적인 목표와 주요 과제들을 도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조직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실무자나 임원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감지되지 않는다. 실무자들은 여전히 기존의 방식대로 업무를 수행하며, 데이터 조직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 시기에는 데이터 조직 내부에서도 아직 업무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이며, 초기에 세운 계획이 구체적인 실행안으로 정리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조직이 비즈니스 관점에서 필요한 지표들을 정의하고, 이를 추출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설계하는 것이다.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수집되고, 어떤 기준으로 정제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분석에 활용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후의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
빌드업 구간 (Developing)
이 구간에서는 데이터 조직이 계획한 대로 본격적인 데이터 구축 및 분석 준비 작업이 진행되는 단계다. 데이터 조직 내부적으로는 수집된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제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이 진행되면서 실무자나 임원들도 데이터 조직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다. 하지만 데이터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 그 과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 조직이 뭔가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도의 인식이 생기지만, 실질적으로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되는 변화는 크지 않다.
접근 구간 (Launching)
이 구간에서는 데이터 조직이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분석 및 모델링을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단계다. 그러나 초기 분석 결과는 아직 다양하지 않고, 기존의 경험과 직관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재확인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실무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데이터 조직이 뭔가 해보려고 하는 것 같다”**는 정도의 인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인사이트가 풍부하게 제공되지는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는 수준은 아직 낮다. 또한, 이 시기에는 데이터 조직 내부적으로도 시행착오가 많아, 분석 결과의 정확성을 검토하고 모델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진입 구간 (Entering)
이 구간에서는 데이터 분석 및 모델링의 범위가 확장되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점진적으로 조직 내부에서 확산되기 시작한다. 실무자들은 이제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하기 시작하며, 특정한 분석이 실무에 도움이 되는 사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단순히 데이터 조직이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특히, 이 구간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비즈니스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실무자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된다.
순환 구간 (Revolving)
마지막으로, 순환 구간에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조직 내부에서 표준적인 프로세스로 자리 잡는다. 실무자들과 임원들이 데이터 분석의 효용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기존의 의사결정 방식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데이터 조직의 역할이 보다 확장되며,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전략 수립, 예측 모델링,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으로 확대된다. 또한, 실무자들이 데이터 활용 역량을 강화하면서 데이터 조직과 현업 간의 협업 구조가 정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의 효용이 체감되기까지는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조직이 어떻게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지에 따라 디지털 전환의 성패가 결정된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